230411 도쿄 여행기 #1

2023. 4. 17.여기

거의 7-8년만에 온 도쿄 여행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꼭 끝까지 쓸 수 있길...
 
 
이번에 우리가 탄 도쿄행 비행기는 무려 화요일 새벽 6시 출발이었다.
그래서 일요일에 밤을 새고, 월요일에 친구 집(인천)에서 매우! 일찍 자자는 계획이었지만 ... 
나는 생각보다 낯선 환경에서 잠을 잘 자지 못하는 편이었고, 결국 자다깨다 자다깨다 얕은 잠만 계속된 채 찌뿌둥하게 일어나게 됐다.
그렇게 새벽 2시 반쯤 친구 집에서 택시를 타고 인천 공항으로 출발!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카운터 오픈까지 기다리다가 항공권과 수하물 등록 완료!
난 아주 이른 새벽의 공항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렇게 야밤에 일어나서 아무도 없는 도로를 쌩쌩 달려 고요하고 한산한 공항을 가는 일련의 과정이 너무 낭만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기분을 너무 오랜만에 느껴봐서 좋았다. 후와후와~
 
 
 

그렇게 무사히 모든 절차를 마치고 이륙!
아침 6시 비행기였던 터라 딱 해가 뜰 즈음이었다. 이 날은 특히 구름이 많아서 정말 구름을 뚫고 하늘로 날았다. 구름층을 뚫고 오르니 너무너무너무너무 아름답고 그림같은 풍광이 펼쳐졌다. 라퓨타 보는 기분... 마침 해도 뜨고 있을 무렵이라 정말 진경이었다. 
인천에서 도쿄의 나리타 공항까지는 약 3시간 정도 걸리는데, 막상 타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 엄청! 금방 갔다.
다만... 하도 누워만 있어서 물렁해진 내 엉덩이가 너무너무 아팠다.... 너무 아팠다... 엉덩이에 근육이 없어서...... 2시간 지났을 때쯤부터는 엉덩이 아래에 손 끼어놓고 앉음 ㅋㅋㅋㅠㅠ
 

 
 

아무튼 무사히 나리타 공항에 도착! 
..... 했는데 입국 심사 줄이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길었다. 일본 공기를 맡기도 전에 일본의 최대 단점 중 하나 '정말 너무너무 느린 행정 처리'를 실감하다. 
그리고 도착하고 나서도... 덜컹덜컹... 덜컹덜컹... 덜컹덜컹... 1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고 도심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무료하게 달려서 아사쿠사에 도착!!~ ...했는데..........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하자마자 가장 큰 난관에 봉착했다. 바로 우리의 졸라 졸라 졸라 졸라 졸라 무겁고 번거롭고 거추장스러운 캐리어를 보관할 코인락커가 단. 한. 곳도 없었다는 점 (!!!)
사실 아사쿠사는 굉장히 유명하고 규모도 큰 관광지인데 어떻게 짐보관소가 이렇게 적을 수가 있는지.... 생각보다 날도 너무 더워서 첫 시작부터 짜증만땅이었다. 이 큰 짐덩이를 덜덜덜 굴리면서 아사쿠사를 배회하는 두 여성...
 
 
 

그래서 결국 배고픔을 못 이기고 냅다 이치란 라멘부터 조지기. 장우정도 나도 우리 다리만한 캐리어를 질질 끌고 들고…. 진짜 멘탈 와장창인 상태로 입장.

너무 배고파서 오렌지주스에 차슈까지 추가해 먹음 ㅎㅎ
이치란 라멘... 프랜차이즈기도 하고 후기가 좀 갈리길래 엄청 큰 기대는 안 했는데 맛있었다! 지로우 라멘에 맛있는 매운 맛이 더해진 느낌.
맛있었어 ~~~~~ ㅠㅠ
 
그렇게 이치란 라멘을 다 먹고 나서 심란한 마음을 안은 채 캐리어 보관소 찾기 시작....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코인락커를 발견했고, 다 잠겨 있었지만 몇 분 후에 곧 딱 두 개가 비어서 냉큼 거기에 보관했다!
 
그렇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아사쿠사로!
 


아사쿠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카미나리몬~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정말 아주아주 많았고... 나도 촌티 내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여행 왔으니 관광 기분 내보자 싶어서 찍었다 ㅎㅎ
 
 
 

그리고 센소지로 향하는 노점(?) 거리~
모찌, 탕후루, 가종 기념품 등등 이것저것 길거리 쇼핑 할 만한 것들이 즐비해있었다.
날도 너무 좋고~ 관광객도 북적북적거려서 왠지 마츠리에 온 기분이 들었다. 
딸기모찌도 먹고~ 당고도 먹고~ 향을 쐐면 건강해진다는 향도 쐐고~ 100엔 넣고 소원도 빌었다. 너무 조아썽~
 
 
 

그리고 넘어온 아키하바라!
생각보다 그렇게 오타쿠 동네 같진 않았다... 건물이 조금 더 컬러풀한 정도?
평일 낮이라 그런지 현지인보단 관광객이 많았고, 우리도 열심히 구글맵 보면서 여기저기 만화 굿즈들을 구경했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건 만다라케 콤플렉스.
넓고 밝은 느낌의 애니메이트와는 다르게 좁고 누런 조명... 빽빽이 놓여 있는 피규어와 만화책들... 묘하게 아날로그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열심히 사고 싶던 피규어를 찾는 중에 발견한 담보!
어렸을 때 요츠바랑 진짜 재밌게 봤는데 발견해서 너무 반가웠다. 추억이 방울방울~
 
 
 

층별로 카테고리가 나뉘어져 있고, 그 중에 여성향/남성향 층이 따로 있었다. 우린 둘 다 가봤는데, 남성향 층이 아주그냥~ 장난 없더라~ 진짜 살색과 핑크빛의 향연이었다. 오우................... 어림 잡긴 했지만 상상했던 것 이상이라 정말  충격이었음....
여성향 층에는 주로 BL과 여러 만화의 커플링 2차 창작이 있었다. 커플링 이름으로 표시가 되어있었는데, 난 한자를 하나도 못 읽는 와중에 긴타마 오키카구만 찾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키하바라의 풍경 2.
아키하바라에 있는 큼직한 가게를 다~ 돌았는데도 내가 찾던 봇치 피규어는 없었다........... 슬램덩크도................. 
살 게 없다 보니 생각보다 빨리 거리 구경을 마쳤고, 아쉬운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사실 새벽부터 걸어다니고 서 있고 그래서 발도 아프고 몸이 너무 피곤했다..............
 
 
 

우리의 숙소가 위치한 메지로역.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만족스러웠다.
일단 동네가 현지인밖에 없고, 조용하고, 깨끗하고 ... 정말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은 동네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야마노테선 메지로역이 바로 앞이고, 이케부쿠로 역까지 가는 15분 정도의 거리마저도 너무 일본 동네 방방곡곡이다. 
숙소 위치가 정말 좋아서 행복했어 ㅠㅠ
 
 
 

아무튼 힘들어서 냅다 호텔에 도착했는데 더이상 어디 나갈 힘은 없고... 배는 고프고...
마침 피자가 먹고 싶어서 호텔 근처에 있는 도미노 피자에서 피자를 포장해먹기로 했다.
사실 그 도미노 피자가 배달 전문 매장이고, (앞에서 말했다시피) 외국인은 전혀 갈 것 같지 않은 찐 현지 가게였으며, 후기조차 몇 개 없어서 엄청 걱정+고민했다. 그렇지만 큰 맘 먹고 당당히 매장 방문!
다행히 주문은 잘 했는데... 갑자기 직원 분이 이름을 알려달라는 거다. 그래서 '??? 왜 이름을 알려달라는 거지? 그냥 소언이라고 하면 되나? 알아들으시긴 하나?' 순간적으로 엄청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고, 당황해하며 종이에 적겠다고 했다. 그래서 영어로 'WOOJUNG'이라 적었는데 -- 알고보니 저렇게 이름으로 대기 명단을 띄워주는 거였다. 졸지에 일본 도미노 피자 명단에 이름 적힌 사람 됨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피자를 포장하고,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군것질 거리를 사서 저녁 먹부림!
난 한국에선 베이컨포테이토 피자를 먹는 사람이라 일본에서도 포테이토 피자를 시켰는데 일본은 베이컨포테이토가 아니라 소시지포테이토더라. 한국이랑 다른 맛으로 맛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먹고~
첫째날이다 보니 체력적으로 너무너무너무 힘들어서 무려 9시 반에 누워서 거의 12시간을 잤다.
그렇게 퉁퉁 부은 채로 시작한 둘째날은 이어서 쓰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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