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414 도쿄 여행기 #4

2023. 4. 22.여기

드디어 넷째날… 사실상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기대하고 기대하던! 지브리 미술관에 가는 날이어서 (또) 일찍 숙소를 나섰다.



지브리 미술관이 있는 기치조지는 도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동네로 유명한데, 그걸 보여주듯 지브리 미술관 옆엔 아주 큰 공원이 있다. 이름하여 이노카시라 공원!

아침에 동네 구경도 하고 공원 산책도 하고 싶어서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 공원에 앉았다.
기치조지를 20분 정도 걷자마자 이곳이 왜 살기 좋은 동네인지 체감했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평일 오전인데도 여유롭게 테니스를 치거나 운동하는 사람들. 초록빛 많은 동네와 간간이 들리는 까마귀 울음소리가 평화로움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런 평화로움의 끝판왕은 바로… 우리가 쉬고 있을 때 등장한 꼬꼬마 어린이들이었다.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야외활동을 나온 듯 했는데, 반마다 각각 다른 색의 모자를 쓴 채 웃으면서 뛰고 노는 아기들의 모습에 나까지 행복해졌다.

옹기종기 모여 우리가 보기엔 아무것도 없는 하수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떠들고, “센세~~” 소리치면서 선생님과 술래잡기를 하고, 비눗방울을 쫓아 와다다 뛰어가고… 선선한 바람과 함께 불어오는 해맑은 웃음 소리와 어눌한 발음이 내 마음도 웃음 지어지게 만들었다. 특히 아기들 특유의 어눌한 발음이 일본어와 너무 잘 어울려서 정말 너무너무너무 귀여운 거 있지…ㅠㅠ

정말 여유로움과 풍족, 행복 그 자체였어



그렇게 아이들 구경하며 힐링하다가 관람 시간이 다가와 바로 옆 지브리 미술관으로!
외부 카운터 컨셉으로 토토로가 우릴 가장 먼저 맞아줬다. 귀엽지 ~~~



지브리 미술관은 이런 느낌~ 외관도 엄청 지브리 같지?
내부도 빈티지한 느낌으로 꾸며져 있어서 정말 예쁜데 촬영 금지라서 너무 아쉬웠다... 그치만 촬영 허용이었으면 다들 사진 찍느라 관람에 지장이 있을 것 같긴 하더라. 대충 지브리 애니메이션과 지브리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전시해놓았는데, 역시 지브리 너무너무 예쁘게 잘 해놨다. ㅠ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작품의 무드보드와 콘티, 원화를 모아놓은 작업실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원화들이 이빠이.... 그리고 구현해놓은 작업실이 정말 지브리의 취향을 잔뜩 담은 맥시멀리스트의 작업실이라서 너무 좋았다. 

외부에는 라퓨타에 나오는 거신병이 있었다.
난 지브리 영화들 중에서도 라퓨타를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아해서... 너무 좋았어.... 라퓨타 특유의 화려한 색채와 신비롭고 몽환적이고 판타지스러운 분위기가 너무너무 좋았다. 그래서 거신병 보자마자 심장이 뛰었음
 
 
 

거신병과 나 ㅋㅋ
비록 영화 속의 거신병보단 크기가 한참 작지만... 그래도 날 매료하긴 충분~
 
 
 

거신병과 나 투
 
 
 

이것도 라퓨타에 나오는~
라퓨타의 악역인 무스카가 천공석으로 훑던 장면이 생생해서 비록 천공석은 없지만 흉내 좀 내봤다.
이 와중에 우정인 라퓨타 안 봐서 내가 뭐 하나 싶어했음 ㅋㅋㅋㅋ ㅠㅠ
 
 
 

지브리 미술관 티켓!
지브리 미술관은 종이 티켓을 가져가면 이렇게 필름 티켓으로 교환해준다. 어떤 영화의 어떤 장면인지는 랜덤인데, 마침 내가 좋아하는 '코쿠리코 언덕에서' 중 한 장면이 나와서 좋았다!
너무 센스있고 예쁘지 않니... 햇빛에 비춰보면 정말 예쁘다.
 
 
 

생각보다 미술관 관람이 늦게 끝나서 하라주쿠로 이동하자마자 밥을 먹으러 갔다.
인터넷에서 유명한 레드락에 갔는데, 왜 한국인들한테 인기가 많은지 알겠더라. 진짜 한국인 입맛 그 잡채 ㅋㅋㅋㅋ
한국에서 있었으면 진짜 인기 많았을 듯 
 
 
 

배부르게 레드락 먹고 하라주쿠 구경~
요즘 일본에서도 포카랑 탑꾸, 인형 같은 게 유행인 것 같더라. 하라주쿠에 있는 산리오샵에서도 이렇게 한쪽에 미니미들이랑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그래서 냉큼 우리찌 꺼내서 한 장~ㅎㅎ
여담이지만 사실 지성이는 키키로 모에화되는데, 키키는 인기가 없어서 그런가 따로 안 꾸며져 있어서... 색감이 비슷한 폼폼푸린이랑~
 
 
 

하라주쿠 길거리에 팔던 마리온 크레페~ 마이쪄쪙
근데 마리온 크레페 바로 옆에 건물 하나가 공사 중이었는데, 생각해보니까 이번에 새로 생긴다는 펜더인 것 같다.
너무 설렘... 8월에는 오픈할 것 같던데, 돈이 되고 기회가 되면 8월에 일펜 하나 데려올까 싶다.
 
그렇게 하라주쿠를 둘러보는데, 하라주쿠가 길목이 좁은데 비해 사람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많고 또 그것도 다 외국인이라 진짜 기가 쪽쪽쪽쪽쪽쪽쪽쪽쪽 빨리더라... 멘탈과 발이 탈탈 털려서 빨리 하라주쿠를 떠나고 시부야로 넘어가기로 했다.
 
 
 

이와중에 사스가 일본....
시부야로 걸어가는데 나루토 완결 n주년 기념 팝업 스토어를 하고 있더라. 오타쿠가 이걸 참아? 못 참지~
힘들어 죽겠는데도 들어가서 구경했는데, 아주그냥 명장면만 쏙쏙 골라서 벽면에 전시해놨더라... 하 눈물 나...
 
 
 

시부야로 넘어오자마자 간 타워레코드!!!!!!!!!!!!!
이번 여행에서 엄청 엄청 기대했던 곳 중 하나다. 타워레코드에서 10만 원은 쓸 거라고 열 번도 넘게 떵떵거린 듯
7-8층 규모의 건물에 대문짝만하게 타워 레코드가 박혀 있고, 'NO MUSIC NO LIFE' 라는 슬로건이 쿵! 박혀 있다. 얼마나 심장이 뛰던지...
 
 
 

들어오자마자 바~로 엘피 층으로 이동해서 목표했던 엘피들 수색.
한국에서 내가 생각해갔던 엘피는 누자베스, 오아시스, 라디오헤드, 프랭크 오션, 요네즈 켄시 정도였다. 한 시간 정도 뒤적거리다가 누자베스, 오아시스, 라디오헤드를 발견했고, 신나서 품에 안고 내려갔다.
 
 
 

프랭크 오션도 열심히 수색했는데 품절 ㅆㅂ
 
 
 

원하던 엘피를 대부분 찾고 신나는 마음으로 내려가는 중에, 내 품에 있던 엘피를 빤히 보던 우정이가 갑자기
"너 근데 이거 진짜 사게?"  하는 거다.
 
그래서 웅~ 하고 엘피를 다시 보는데, ... ... ... ... ㅅㅂ 뭐임? 0이 하나 더 붙어 있는 거야 미친
난 당연히 3만 원, 4만 원인 줄 알고 '개꿀~ 역시 타워레코드 열심히 찾은 보람 있넹ㅋ' 했는데 알고보니 30만 원, 40만 원이었던 거임....... 말이 되냐고...... 아무리 새 거라지만.................
결국 눈물을 머금고 오아시스와 라디오헤드 엘피를 제자리에 돌려 놓고... 괜히 심술이 난 나는 원래 예정에 없던 1975와 슬로우다이브 엘피를 냅다 집어왔다. 
 
그렇게 Nujabes, The 1975, Slowdive LP랑 (사장님이 부탁하신) 아이묭 CD까지 해서 약 13만 원 정도 썼다. 10만 원 쓴다 쓴다 했지만 진짜 쓸 줄은... 심지어 현금 모자라서 우정이한테 현금도 빌렸다 ㅋㅋㅋㅋㅋㅠㅠ
 
 
 

그래도 도쿄 여행을 상상하며 가장 많이 꿈꿨던 장면 = 타워레코드 털고 사진 찍기 를 이뤄서 너무 좋았다.
왕왕 신남~
 
그치만 신남도 잠시 우리는 너무 지쳐 있었고, 빨리 집에 가기 위해 후다닥 (슬램덩크와 동숲을 찾아) 백화점으로 달려갔다.
 
 
 

백화점 내부 점프샵에 있던 일러스트.
루피와 조로라니~ 근본 조합에 마음이 웅장해지더라
 
 
 

그리고 닌텐도샵!
5월에 출시 예정인 젤다 신작의 트레일러가 나오고 있었다. 젤다 시리즈를 정말 좋아하는 나로서는 ㅠㅠ 게임을 할 생각이 없어도 너무 설레더라....
 
 
 

닌텐도샵에 있던 왕 피규어(?)들!
아이쇼핑 재밌었지만 아쉽게도 나도 우정이도 원하던 것을 찾지 못 한 채 빈 손으로 나왔다 ㅠㅠ
 
 
그 후에 무려 돈키호테까지 가서 10만 원어치 사고... 그에 반해 바리바리바리바리바리바리스타 짐들과 그에 반비례하게 탈탈 털린 멘탈과 지갑을 안고 숙소로 향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사진도 뭣도 없음
 
 
숙소로 좀 쉬고~ 여행 내내 이자카야를 못 가서 숙소 바로 옆에 있던 이자카야로 갔다!
근데 카메라 안 가져가서 이자카야 사진도 없음.... 생맥이랑 백포도 하이볼 마셨는데 크~ 진짜 맛있더라 야끼토리도 맛있구... 
알아보기도 귀찮아서 숙소 바로 옆에 있는 이자카야 간 거였는데 분위기도 완전 현지 직장인들이 뒤풀이하러 오는 분위기고 안주도 맛있고 술도 맛있어서 좋았다. 여행의 마지막 밤을 이자카야에서 보낸 것도 좋은 선택지였던 것 같아 ㅎㅎ
 
 
그렇게 우리 둘 다 울적한 기분을 안고.... 도쿄의 마지막 날을 위해 취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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