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028 국중박 답사기

2022. 11. 4.지금/한 때

동양고대미술사 수업의 일환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인상 깊은 유물들도 남기고,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들도 리마인드 할 겸 간략한 답사기를 적어본다.

쓰기 너무 귀찮으니까 조금씩 조금씩 쓰면서 덧붙ㅇ여야지.

 

 

 

불상의 여러 도상 중 하나인 탄생불.
싯다르타는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걷고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이렇게 외었다 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인지.

이 말이 개인적으로 울림 있게 다가왔을 뿐더러 불상 자체도 꽤나 귀여워서 찍었다.

 

 

 

헤…

이것도 귀여워서 찍은 불상.

 

 

 

이건 화강암으로 만든 것으로 보아 간다라 불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살짝 굽혀져 있는 왼쪽 무릎에서 그리스 미술의 콘트라포스토가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또 콧수염이 있다는 점에서 쿠샨족의 영향을 엿볼 수 있었다.

화강암이라나는 소재, 콘트라포스토에서 추정 가능한 그리스 미술의 요소, 샌들을 신고 있는 발 등에서 간다라의 불상이라는 점을 알 수 있고, 나아가 쿠샨족의 특징인 콧수염을 통해 쿠샨족의 영향을 받은 간다라 불상이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작은 요소를 하나하나 보고 추론하다보면 작품 설명 없이도 조각의 정보를 다 알 수 있다. 이렇게 추론하고 알아내는 과정이 꽤나 즐겁고 흥미로운데,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예술에서의 배움의 즐거움이 이런 것이구나 체감했다.

 

 

 

일단 왼쪽은 여러가지 장신구를 하고 있는 것에 반해 오른쪽은 어느 장신구도 하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왼쪽은 보살, 오른쪽이 부처다.

그리고 밀착된 옷과 굉장히 도식적인 옷주름 표현이 눈에 띄는데, 여기서 또 굽타 양식의 특징을 알 수 있다는 점!

또 간다라 양식과 달리 웃지 않고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보인다.

우리나라 불상이지만 중앙 아시아의 굽타 양식의 특성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중앙 아시아의 미술과 문화가 전하고 전해져 우리나라까지 왔음을 알 수 있다.

 

 

 

이건 고려 시대의 불상이다.
고려 시대의 불상 같은 경우 북한에 많았다 했나? 아무튼 현재 우리 나라에는 보기 힘들다고.

 

 

 

고려의 상감 청자.
내가 알고 있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지만 새겨진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이건 왕의 '이미지'를 '살해' 했다는 표현이 마음 깊게 꽂혀서 찍었다. 실제로 다들 유물을 구경하고 있을 때 나 홀로 이 문장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 이미지를 살해했다는 표현이 굉장히 문학적이다.

 

 

 

얘네들은 그냥 귀여워서...
쪼로로록 와서 예절을 갖추고 나를 환영해주는 것 같았다.

 

 

 

이 아이는 누란의 소하묘에서 출토된 가면. 이번에 공부하면서 실물로 보고 싶었던 유물 중 하나이다.
선생님께서 실제 가면 크기가 아니라 손바닥 정도 크기라고 하신 게 기억 나는데, 실제로는 손바닥보다도 작아 보였다. 높은 코와 긴 치아들이 투박하면서도 우스꽝스러웠는데, 묘하게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제의에 활용되었을 것이라고 추정.

 

 

 

이것도 내가 보고 싶었던 도상 중 하나. 불교 도상 중 하나인 출가결의를 나타낸 장면이다. 옆 부분은 깨졌지만 신하들이 말발굽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말의 발을 손으로 받치고 있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수업 시간의 피피티 속에서, 책 속에서만 보고 설명을 들었던 것을 직접 이렇게 형체로서 만나니 뭔가 신기하고 신이 났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이건가? 싶고.

 

 

 

요 아이는 힌두교와 관련된 상. 시바신과 그의 부인이다.
아주 관능적이고 러브러브한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힌두교 특유의 동양적이고 기묘하고 신비로운 색채가 잘 드러나는 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현대적인 시각과 달리 신체의 표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과감하고 과장되게 그려낸 것이 인상적이다.

 

 

 

말로만 듣던 사유의 방.
생각보다 임팩트는 약해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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